혜천의 Travelog


어제까지 영하 십몇도까지 내려 가는 강추위로 걸어가는 것조차 힘들게 하든 날씨였다.
오늘 기온이 조금 높아져 바깥 활동을 하는데 조금 나은것 같은 날씨라,기장 동백포구에서
 이동포구까지 겨울 산책 투어에 나섰다. 

 바닷길을 걸으며 바람이 세차 파도가 일어나는 장면을 사진기에 담기도 하고 먼 바다를 보며 걷고 또 걸었다.    파도가 밀려 오는 얕은 바닷가에 세 사람이 무언가 하고 있었다. 

첫번째 만난 사람은 이곳에서 가까운 동백마을에 사시는 할머니셨다.

할머니 이렇게 추운데 뭐하세요? 하며 말을 걸었다.
할머니는 무엇인가 잡는데 열중하여 말이 없었으셨다.

재차,삼차 뭇게 되니 허리를 펴며 하시는 말씀 " 보면 모르겠냐? 하신다.
고동 잡으세요? 뭐하세요? 물으니 돗을 캔다고 하셨다.

오늘같이 추운데 날씨 더따뜻해지면 하시지 않고 손발 시러워 어쩌세요.?
하니 " 추워도 해야지.방에 있으면 뭤혀." 하신다.

할머니 언제 부터 하셨어요? 많이 따셨으니 오늘 그만하시죠. 날씨가 추워요.
하니 , 한 바케스 다되어 가는데 조금만 더 따면된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더 이야기 하며
시간을 끌수 없을것 같아 수고 하시라고 하고 자리를 떴다.

할머님을 보며 " 누구나 꼭 해야 할일이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서 한다."는
아름다운 말이 떠올랐다. 100m정도 떨어진곳에 남자 한분이 바다 가운데서 무언가 잡고
있어 다가가 봤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저씨 이동네 사세요?  아니란다. 부산 대연동에서 오셨단다. 
부산 사신 다면서 어찌 장화신발을 가져오셨어요?하고 물으니 이곳에 몇번 왔다고 하셨다.

뭘 하시냐 니까? 고동 잡는다고 하신다. 혼자 오셨냐 니까 차 안에 마나님은 계신다고 한다.
말투가 퉁명스러워 , 많이 잡으세요 하고 자리에서 일어서 낚시하는 사람에게 가보았다.  


강태공 한분이 계셨는데 복장을 단단히 한것으로 보아 낚시를 많이 다니시는 분 같았다.

고기좀 낚았습니까? 하고 옆으로 가보았다. 
바람이 세어서 별로 못 잡았단다. 노래미 몇마리 망상어 두마리 밖에 못 잡았다고 하신다.
어디서 오셨어요? 하니 , 양산에서 오셨다고 하신다.
 
멀리는 울산 앞바다,  더 멀리는 거제 앞바다 까지 원정 낚시도 가신단다.
 오늘 왜 많이 못잡았느냐고 물으니  물이 너무 차가워서 낚시가  않된다고 했다.

물속에 사는 고기도 사람처럼 날씨가 추우면 깊은 곳으로 들어 가는지 ?
그렇다면 물고기도 참 영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오래 있었어는 않될것 같아 낚시 많이 하세요 하고 자리를 떳다.  



          겨울 바다 파도를 보니 육당 최남선 선생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생각난다.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떄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뫼 집채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힘 아느냐,모르느냐,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Posted by 혜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