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천의 Trave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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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6 450년전 한 부부의 사랑과 영혼이 담긴 편지와 미투리 모양의 월영교 1

 

점심먹으러 도착한곳에 유명한 나무나리가 있다.
주변의 풍경이어우려져 누구나 한번씩 고개를
돌려보게 된다.
이 다리가 월영교이다.

옆에있는  안동 간고등어 집에서 먼저 점심식사를
하고 구경을 하게 되었다. 안동이라는 전통사회에서의
다리는 강과 강으로 갈라져 있는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고 그 다리를 통해 사람의 인정을 나누고 정보를
얻는 정보의 공유공간으로 이용되었다.
 
원래 이곳과 저곳의 수많은  사연이 오가던 훈훈한
나무다리를 만날수 있는곳이 바로 안동의 월영교 이다.
 
요즈음은 대개 콘큰리트 다리지만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섶다리 ,농다리,징금다리,돌다리등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다리들이 많다.

그중 안동의 나무다리도 콘크리트다리에서 오는거부감을
싹 가시게하는 정겨운 다리이다.
 
월영교 (月映橋) 말그대로 은은한 달빛이 비치는 아름다운 월영교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이름으로 이곳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온 인연과 월곡면 음담골이라는 지명을 상기하여 지었다고 한다.
 
낙동강을 감싸는듯한 산세와 댐으로 이루어진 울타리 같은 지형은 밤하늘에
뜬 달을 마음속에 파고들게 하는곳이라고 하는데 낮이어서 안타갑게 느끼지를 못하게 되었다
.

 

  월영는 이런 자연풍광을 드러내는 조형물이지만 그 보다 이지역에 살았던
 
이응택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오래도록 기념하고자 한 사연있는 곳이다. 

 450년전 고성이씨 이응택의 무덤에서 발견된 편지한장은 현대판 사랑과 영혼 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당신을 여의고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곁에 가고 싶어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라며
요절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구구절절이 써내려가고 있는 편지와 함께 발견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 한 켤레는 450년전의 사랑과 아름다운 부부의 애틋함을
 전하고 있다.

 

  1998년 5월 이용태의 무덤을 이장하다가 나온 58cm * 33cm크기의 한지에 적힌 편지 ,
 한글 고어체
로 적어놓은 이 편지는 사랑하는 한여인의 애타는그리움과 생전에 각별했던
  애절한 사연이 담겨있어 번역본을 적어 봅니다.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은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로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없어요. 빨리 당신께 달려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어떻게 살수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당신께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꿈에 와서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마음이 찡한 남편에 대한 사랑과 슬픔이 느껴지는 편지입니다.

 

 
월영교는 이 미투리 모양으로 제작되어 다리를 건너는 많은 연인들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다리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은은한 달빛 비치는 날 이 다리를 밟으며 소원을 빌어보자 .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이루어 질것이다.   

월영교에는 점핑날개 고사분수대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맞지않아 보지를 못했다.
다리 양옆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내 뿜으며 월영교 위에 위치한 팔각정에 올라있으면 안동댐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 들온다.
       

Posted by 혜 천